알코올 도수, 즉 ABV(Alcohol By Volume)은 위스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알코올 음료는 굉장히 다양한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맥주는 그 스피릿(발표 전의 증류액)보다 훨씬 적은 알코올을 포함하고 있죠. 어떠한 알코올 음료가 알코올을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단위가 ABV, 즉 Alcohol By Volume입니다. ABV는 위스키에서 흔히 표현하는 알코올 단위이니 알아 두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칵테일을 만드는데에 한 잔의 순수한 알코올과 9잔의 오렌지 주스를 섞었다고 칩시다. 그러면 이 칵테일은 10% ABV, 즉 10%의 알코올 함량을 가진 술 입니다.
위스키는 법적으로는 최소 40% 이상의 알코올 도수를 가진 술로 구분됩니다. 동네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 심지어 리쿼샵까지 진열되어 있는 위스키는 어디를 가도 대부분의 위스키가 아주 작은 글씨로 "40% ABV"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위스키들이 40%에 맞춰져 있을까요? 그리고 이 알코올 도수는 위스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1차 세계 대전 당시의 영국, 위스키의 도수를 낮추고 남는 재료를 군수품으로 활용할 것
1900년대까지 44%~46% 수준이던 위스키는 제 1차 세계대전을 맞이하면서 도수가 낮아집니다. 당시 영국에서 제 1차 세계대전을 지휘했던 영국의 재무부 장관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David Lloyd George)는 젊었을 때부터 강력한 금주 운동을 추진했던 인물인데요, 음주가 노동의 효율을 낮춘다고 주장 해 왔습니다. 1915년 그는 위스키를 35도로 낮춰서 판매하도록 법안을 변경하고 이후에는 28도까지 낮추는 추가 법안까지 세웁니다. 그는 도수를 낮춰서 원가를 절감하고자 했습니다. 위스키의 도수를 낮추면 원료인 맥아 및 곡물보다 물을 많이 넣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원가 및 원료 비율을 낮춰 남는 재료를 군수품으로 활용한다는 이론이었습니다. 이 때 위스키 업체들의 반발이 엄청났습니다. 알코올을 낮춘다는 것은 그만큼 원료의 비율이 낮아진다는 의미였고, 이는 맛과 향이 줄어든다는 것과 직결되었기 때문이죠. 결국 정부와 위스키 업체들이 타협한 것은 알코올 도수 40도 입니다.
40도부터 무균 상태의 시작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가 40도로 맞춰진 데에는 위스키 제조과정 자체의 이유도 있습니다. 나무 통에서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간의 숙성과정을 거치는 위스키의 경우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균들이 생성되기 쉽고, 자칫 잘못하면 위스키 자체가 썩어버리는 형상도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이 되면 완벽한 무균상태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많은 위스키 팬들이 위스키는 유통기한이 없다고 믿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맛과 향 : 가격이냐 프리미엄이냐
물론 현재 나오는 위스키들은 40%를 훨씬 웃도는 위스키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프리미엄 위스키이죠. 좀 더 현실적인 얘기를 해 볼까요? 현재 법규상 40%를 넘어가는 위스키는 그 알코올 함량에 따른 세금을 내야합니다. 그 말은 위스키를 마시는 우리 또한 알코올 함량에 따라서 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위스키들이 40%에서 충분히 그 맛과 향을 표현해 낼 수 있고, 위에서 말한 유통기한 또한 지켜낼 수 있기 때문에 대중적인 위스키들은 40% ABV를 넘지 않는 위스키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조금 더 풍성한 향, 조금 더 깊은 맛을 지켜내기 위한 증류소(Distillers)들은 이렇게 가격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맛과 향을 지키기 위해 조금 더 프리미엄한 위스키를 출시하곤 합니다.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는 기존의 곡물 배합의 맛과 향을 얼마나 잘 지켜 내느냐, 그리고 그 맛을 얼마나 오랫동안 잘 보존하느냐에 영향을 미칩니다. 증류소(Distiller)의 블렌더들은 그들이 만든 스피릿의 풍미를 어떻게 살려내고 지켜낼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물과 배합하여 알코올 함량을 결정합니다. 우리는 각 증류소들이 제안하는 다양한 맛과 향의 단계들을 풍부하게 경험하면서 알코올 함량(ABV)에 따라 달라지는 그 맛을 경험해 볼 수 있겠네요.
이상 "알코올 도수, ABV는 위스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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