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너무 크고 비쌉니다. 막상 마셔보고는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마시는지도 모르겠죠. 이번 글에서는 왠지 어렵기만 한 위스키를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을지 살펴봅니다.
위스키, 어디에 마실까?
위스키를 마시는 것에 대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위스키의 맛이나 향이 아닙니다. 글랜케런(Glencairn)잔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상단에 보이는 굴곡이 있는 작은 잔입니다. 위스키를 마실 때에는 텀블러나 그냥 잔이 아닌 글랜케런으로 시작하는 게 그 경험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와인잔 같은 모양새를 가졌지만, 아랫부분은 더 동그랗고 윗부분은 좀 더 좁습니다. 뿌리 부분에서 위스키의 향을 더 풍성하게 가두고 입구 부분에서 이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죠. 만약 좀 더 강렬한 느낌을 원한다면 브랜디 잔에 마셔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위스키는 어떻게 생겼을까?
잔에 위스키를 따른 후 그 잔을 들어 올려 보세요. 따라둔 위스키의 컬러가 위스키의 숙성도나 혹은 어떤 캐스크에서 숙성했는지 힌트를 줄 것입니다. 숙성을 위해 캐스크에 들어가기 전, 위스키 원액은 굉장히 맑습니다. 위스키가 캐스크 안에서 숙성을 거칠 수록 캐스크의 나무에서 서서히 컬러가 스며드는 것이죠. 위스키를 따른 잔에 소용돌이를 만들 듯 흔들어 위스키가 잔의 표면 전체를 스치도록 해 본 후 지켜보세요. 위스키 액이 잔을 따라 다시 흐르는 게 보이는데, 이것을 '위스키의 다리(whisky's leg)라고 합니다. 이 다리가 얇고 빠르게 흐를수록 덜 숙성되고 가벼운 위스키입니다. 다리가 굵고 느리게 흐른다면 더 오래되고 무거운 위스키입니다.
위스키는 어떤 향/냄새를 지녔을까?
와인과 다르게, 위스키의 향을 맡을 때에는 코를 위스키에 너무 가까이 갖다 대면 안 됩니다. 그럴 경우 코가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위스키를 부드럽게 흔들어 준 뒤 잔 끝쪽에 조심스럽게, 부드럽게 코를 갖다 대면 됩니다. 약간 교양 없어 보일 수는 있겠지만, 위스키 잔의 상단을 손바닥으로 틀어막은 뒤 섞어 손바닥에 위스키가 묻은 후 잠시 기다렸다가 그 손바닥의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정한 어떤 향을 추출하려고 하지 마세요. 다만, 그 복합적인 향에 어떤 추억이 묻어있는지를 떠올려보세요. 할머니의 옷장(가죽, 울, 나무)일 수도, 크리스마스의 부엌 향(고기, 건 과일, 포트, 술탄)일 수도, 캠핑에서 했던 바비큐의 향(소금, 스모크, 해초)이 날 수도 있습니다.
위스키는 어떤 맛을 가지고 있을까?
첫 입을 대기 전, 잠시 손에 위스키를 쥐고 있어 보세요. 어떤 맛을 가졌을까 상상해보고 예측해보면서 손으로 살짝 위스키를 데워줍니다. 온도가 약간 올라가면 위스키의 맛을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믿고 따라 해 보세요. 기다린 보람이 있을 겁니다. 그런 뒤 한 모금 살짝 마시면서 입에 머물게 합니다. 바로 삼키지 말고 위스키가 혀와 입 전체를 감싸게 머금어 보세요. Michael Jackson은 위스키가 통에서 숙성된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 머금으라고 말했습니다. 일종의 존경의 표시죠. 만약 12YO 위스키를 마셨다면 적어도 12초 정도는 입 안에서 머물면서 그 위스키의 달콤함, 짠맛, 드라이함 쓴맛을 끌어내 보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향을 느낄 수 있으며 당신의 입 또한 깨어나게 될 것입니다.
위스키의 피니쉬는 무엇일까?
타들어가는 느낌을 느끼시나요? 그것이 바로 위스키의 피니쉬입니다. 조금 놀랍기도 하고, 만족감을 주기도 하고 불쾌한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피니쉬를 느낀다는 것은 위스키를 다시 한 모금 더 마셔보라는 뜻이죠. 대신 몇 방울의 물과 함께요. 일부 위스키에 진심인 사람들은 절대 위스키에 물을 섞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물 한 방울의 힘은 대단합니다. 이것은 위스키를 잠금해제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향들을 풍성하게 만들어줘서 더 많은 향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그 향들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물 한 방울을 꼭 떨어뜨려 보세요! 얼얼해진 혀가 위스키를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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